편지...

2006/10/23 22:23 from : 하루하루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당연시 하고 있는 컴퓨터, 핸드폰 등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살까 하고 말이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겠지만, 적응 되면서 잘 살것같다. 이런 것들이 없었던 옛날에도 (오래 가지 않아도 20년 전만해도) 다들 잘 살았고, 외국에 나가서 인터넷, 핸드폰 이 안되도 잘 사는것 보면 말이다.

  옛날에는 어떻게 연애했을까. 집전화로 전화해서 만나고, 학교 끝나고 교실앞에서 기다려서 만나고, 책상속에 쪽지가 숨어있고, 밤새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두근거려하면서 넣는, 그런 영화나 소설 속에서만 본 것 같은 연애를 했을까? 라고 문득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연락이 되지 않으면 문자보내고 전화하는 상황, 차라리 전화를 하지 E-mail도 쓰지 않는 요즘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 옛날에는 조금 불편했어도, 사람의 냄새가 나는 참 낭만적인 연애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문자가 싫다. 빠르고 편리한건 인정. 하지만 인간미가 없다. 특히 40자에 빽빽한 글씨 속에서 내 기분을, 마음을 전하기는 어렵다. 내가 보낸 문자를 보고 사람들은 딱딱하다고 했다. 생각없이 쓰는 -_- 이런 표정 때문? 어쩌면 띄어쓰기가 귀찮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인스턴트 메세지도 마찬가지다. 편리한건 인정. 하지만 말 속에 우러나는 분위기나 다정 다감함, 표정을 전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많은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어제 밤, 내 친구의 남자친구 이기도 한 친한 선배와 이야기 했다. 그녀가 아마 오해로 인해 삐진 것 같다고. 문자 때문에 생긴 오해 때문에 말이다. 인스턴트 메세지로 가만히 들어주던 나는 "편지를 써보세요" 라고 말했다. 귓등으로도 안들은거 같았는데, 몇 시간 후에 "편지 다 썼다"며 연락이 왔다. "진심을 통한다고 잘해보라" 고 격려를 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오늘 다정히 잘 지내는 걸 보면 다 해결되었나 보다. 역시 80byte에 갇힌 작은 창 보다는 못 쓴 글씨지만 한 자 한 자 눌러쓴 편지가 더 진심에 닿았나보다.

  가을비가 내리고,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더 해줄 소중한 말들은 없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나라를 지키느냐 고생하는 동기들 에게 잘 지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더 추워지기 전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랜만에 편지지를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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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ella★ 트랙백 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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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unjena.com/ BlogIcon Hee 2006/10/23 23:06

    편지..좋죠..
    특히..군생활에 있어서의..편지는..
    군인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죠..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단지 '여자의 편지'라는 이유로도...
    군인들의 파워게이지는 매우 상승된다는..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6/10/24 09:50

      오호~ 역시 듣던대로 그렇군요. 군대간 동기들이 편지 보내주는 사람이 없어서 자기들끼리 편지를 보내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요.ㅠㅠ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he-devil.pe.kr BlogIcon she-devil 2006/10/26 21:00

    말로는 얘기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
    감정에 복받쳐서 울음이 먼저나거든요 ㅠ_ㅠ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메일도 거의 안쓰는듯해요 '-'
    집에가는길에 편지지나 하나 사야겠어요 >_<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6/10/27 10:14

      좋아요 노래도 있잖아요 "가을엔 편지를 쓰세요~ "(정말 있나?!! 하하하하;;) 아무튼 말로 하리 어려운 것은 편지로 쓸수 있다는거 정말 감사할 일인거 같아요.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moongsiri.tistory.com BlogIcon 딸기뿡이 2006/10/27 00:25

    우리 학창시절엔 인터넷이란게 극소수만 사용했었어요. 일명 부르주아라고 해아하나? 큭.
    그 시절엔 친구들끼리 교환일기에 편지에 손글씨 정말 많이 썼는데..
    지금은 편지 한 장 적기도 힘들어요.
    단, 여행가면 엽서는 무지무지 많이 적어요. 인터넷과 떨어져있으니까 ^^
    저는 여행가서만 적을래요.
    한국에 있을때는 크리스마스 카드로 대체할래요.
    크리스마스 카드만은 손글씨로 정성 가득 적어서 보낼렵니다 ^^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6/10/27 10:15

      저도 학창시절에 인터넷, 핸드폰 이런거 없었지요. 그나마 고등학교 끝나갈때는 많이 보급됬지만, 그래서 친구들 끼리 교환일기도 많이 적고 쪽지도 많이 적고 편지도 많이 적고. 집에 그것들을 모아논 커다란 박스가 있는데 가끔 열어보면 기억이 새록 새록 해요.
      여행에서 적는 엽서는 정말 좋은거같아요. 받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그 기분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꼭 여행가서 엽서를 사서 적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