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네이버에서 본 한 줄 속보 [숭례문에 불] 이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마음이 덜컹 했다. 낙산사가 불탔을 때도 슬펐고, 수원 화성에 누군가 불 질렀을 때도 참 슬펐다. 빨리 진화되길 바라며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뉴스를 보니 '전소' 란다. 세상에, 국보 1호를 불타게 내비두는 나라가 어딨어.
내가 서울에 처음 왔을 때, 그리고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 아, 이곳이 서울이구나, 라고 느끼게 해주는 곳이 몇군데가 있었다. 학교에 계속 있다 보면, 여기는 서울인지 어딘지 모르는 '학교'일 뿐이고, 대전에서 갓 올라와 서울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제 '서울'이다, 라는 마음이 들지만 어쩐지 서운함이 가득해서 기쁘지 않았다. 친구들과 강남이며 명동이며 도심에 나가도 그곳은 그냥 좀 큰 시내고 번화가일 뿐이고, '서울이다!' 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내가 '서울'에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몇 가지는, 밤이면 멀리 보이는 남산 타워, 4호선을 타고 한강 철교를 지나는 느낌, 그리고 그 창문 넘어로 보이는 63빌딩, 그리고 숭례문이었다.
어렸을 때 '남대문'은 다만 국보1호였다. 교과서 속에 있고, 티비속에 나오는. 하지만 그렇게나마 알게 된 남대문을 처음 보았을 때 참 반가웠다. 도로에 시장에 복잡한 도심에 생뚱맞게 있긴 했지만, 그게 그자리에서 600년을 지켜온 서울이려니, 자부심이려니, 참 좋았다. 명동에서 친구와 놀다가, 서울역에서 기차에 내려서 기숙사에가려고 버스를 타면 꼭 숭례문 앞에서 신호가 걸렸다. 그래서 그 앞을 멍하니 보면, 언젠가는 공사중이었고, 언젠가는 잔듸밭이 생기고, 언젠가는 수문장 아저씨가 지키고 있고, 또 언젠가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의 '서울'의 기억속엔 언제나 그렇게 숭례문이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단 한번도 숭례문을 주인공으로 사진을 찍어 준 적이 없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적어도 내가 죽을 때 까지는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단 한번도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사진을 찍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젠 없다. 해가 뜨고 불타버린 상처를 드러낸 숭례문의 사진을 모니터로 보면서 눈물이 고였다. 이젠, 이젠 없다.역사 책 속에서나 볼 수 있게 되겠지. 새로 복원된 남대문 앞에 우리가 그리워 하는 그 숭례문 사진이 걸리고, 오늘의 사건이 기록되어 있겠지. 우리 다음 세대에게 우리는 그 앞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 라고 이야기 하게 되겠지. 아, 슬프다.
너무 많은 뉴스가 나와서, 뭐라고 말도 못하겠다. 다만, 국보 1호라는 멋진 명칭을 주고도, 그에 해당하는 대우를 하지 않았다는건 정말 잘못된 일인 것 같다. 그리고 방재작업 지연이나 책임 공방 같은건 말할 것도 없겠지.
아, 슬프다. 너무 안타깝고, 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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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숭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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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외진 곳에 위치해 있는 것도 아니고,
손 쓸 시간도 없을 만큼 순식간에 다 타 버린 것도 아닌데
자그마치 국보 1호를 홀랑 태워먹은 걸 보니 기도 안 차는군요.
시내에 나갈 일 생길 때마다 거의 항상 버스로 숭례문 앞을 지나가는데
앞으로는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플 듯 싶습니다.
무려 국보 1혼데, 이렇게 사라지다니 말이예요.
저는 아직 앞에 안가봤는데, 마음이 쌩할거같아요 아~
밤부터 계속 속보를 보고 있었어요. 새벽 2시에 모두 무너지고, 잔불을 제거할 때까지 계속 깨어있었어요. 왠지 저렇게 다 타버린 숭례문을 두고 나만 편안하게 잔다는 것이 좀 미안했거든요. 정말 저것이 방화에 의한 인재였다면 정말정말 참을 수 없을 거예요. 안타까워요. capella님 말씀처럼 서울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 중의 하나였는데 말이죠. 아... 너무 안타까웠어요.
아쉽게도 정말 방화에 의한 인재였죠. 서울의 상징, 한국의 상징이었는데, 정말 안타까워요 하~
어제 저녁에 뉴스 잠깐 보았을때는 연기만 나고 진화 되어서 안전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아침에 다 타버렸다고.. 하는 말에.. 허탈 하던데요.. 늘 우리나라가 그래왔지만..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거 아닌가요...
저도 진화되어서 괜찮겠구나 싶었는데, 아침에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정말 허망하더라구요
부끄럽게도 서울에서만 20년을 넘게 살았으면서..
숭례문을 제대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쩝..
앞으로도 제대로 볼 일은 없어지니..참...흠....
원래 가까우면 뭐 맘만먹으면 가니까~ 이러면서 잘 안가게 되지 않나요. 이렇게 될줄 몰랐죠 정말. 아 슬픈일이예요
방화범 잡혔더군요. 70세 노인이라니.. 쩝...
에휴. 정말 허무하더라구요. 이렇게 무너지다니 말이예요
늘 가까이에서 스쳐지나간 기억만이 있어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막상 사라지니 어쩐지 한구석이 허전해 오네요.
그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요... 설마설마 했겠지요.
많이 섭섭하네요.
이렇게 추억하니 정말 모든 사람의 가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정말 많이 섭섭하고 허전하고 슬퍼요 ..
아주 멀리서 본 기억밖에 없는데... 이제 영원히 못 보게 됐네요. 진짜 아까워요. 임진왜란 때도 버틴 건물이 어떻게 그렇게 무너져 내릴 수 있는지... 모두들 상실감이 큰데, 이메가씨, 국민 성금 모아서 복원 운운하는 소리는 제발 좀 참으면 좋겠어요.
그죠. 600년 역사 속에 잘 지내왔는데. 임진왜란이며, 6.25며 다버텨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허무할까요.
정말 모든 국민이 상심이 크지요. 성금은 좀 ;;;;;;
비밀댓글입니다
음 그렇군요.
어라? 이거 웃긴다... 내가 쓴 댓글인데... 비밀로 했다고 안 보여...
모 이런게 있다니?
ㅋㅋㅋ
ㅋㅋ 너도 티스토리가입하면 나중엔 보여
아,버스타고 지나가다가 봤는데,너무 속상하더라구요.여기저기 무너지고ㅠ_ㅠ
숭례문 지못미▶◀를 외치고 와주었습니다__)
아, 정말로 보면 더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내일 서울 가면 보게 될 것같은데 ...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