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1 - 10점
미우라 시온 지음, 윤성원 옮김/북폴리오


  달리고 싶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일본의 청춘 소설들을 여럿 읽어왔지만, 이렇게 가슴이 뛰는 이야기는 참 오랜만이다. 전에 HEE님이 달리기의 재발견 이라는 포스트를 통해 이 책을 소개 해 주셨다. 어제 도서관에서 이 책을 봤을 때, 그 포스팅이 떠올라 재빨리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를 지쿠세이쇼의 청춘들과 함께 보냈다.


간세 대학 근처에 있는 쓰러져가는 아파트인 지쿠세이쇼. 그 곳에는 각기의 생활과 개성을 가진 9명의 학생들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달리기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도 없는 가케루가 들어오고, 지쿠세이쇼의 대장 격이었던 기요세는 마침내 10명이 모였다며 하코네 역전 경주에 나갈 것을 선언한다. 그리고 혹독한 훈련에 들어간다.

 이 책을 통해서 하코네 역전 경주에 대해 처음 알았다. 나중에 책을 다 읽고 인터넷을 찾아서 관련 사진 등을 보았더니,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가 정말 있었던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세심하게 묘사된 소설이었다. 하코네 역전 경주는 도쿄에서 하코네까지 왕복 200km를 각 대학의 선수들이 릴레이로 뛰는 경주이다. 일본에서는 신정에 보는 인기 스포츠란다. 달리기만을 하며 살아오는 사람들도 예선 탈락하기 일수인 이 경주. 하지만 기요세의 지도하에 당당히 예선 통과 그리고 결선에 진출한다.


무려 10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언제나 활발한 쌍둥이, 퀴즈를 좋아하는 킹, 사법시험에 합격한 유키, 흑인 유학생 무사, 만화책 속에서 사는 오타쿠 왕자, 가장 고령자인 니코짱, 산골에서 올라온 신동, 그리고 폭력사건을 일으켜 육상계를 떠났던 주인공 가케루와 부상으로 마라톤을 포기한 기요세. 이렇게 많은 주요 인물들을 끌고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서 각자의 사정과 내면의 고민,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점점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기요세.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각자의 수준에 맞게 연습하고, 힘들 때 위로하고 독려해 주는 그는 마치 리더는 이런 것이야 라고 온몸으로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공계 장학생으로 온 무사. 하코네 역전에 참가하면서 길 위해서, 달리는 동안은 평등하구나, 라고 깨닫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있기에 더욱 재미있었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하코네 역전의 실제 경기 상황을 묘사한 부분이다. 2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방대한 양에는 주자가 뛰는 동안 보이는 풍경들, 그리고 생각들, 주변에서 보는 모습들 다른 멤버들의 생각과 행동들이 섬세하게 묘사되어있어, 읽는 동안 내가 직접 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역전 당할 땐 조마조마 해가면서, 역전 할 때는 통쾌함을 느끼면서 그렇게 그들과 하나가 되어 어느덧 마지막 페이지까지 달려왔다.

 
  제목인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는 결국 달리고 있다 라는 뜻이다. 달려야만 느낄 수 있는 그 기분. 문득 달리기가 하고 싶어졌다. 그들처럼 말이다.    


우리들이 가고 싶은 곳은 하코네가 아니야. 달려야만 도달할 수 있는 어딘가 좀더 멀고 좀더 깊고 아름다운 장소. 


  그럼, 그들이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코네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달리는 이유가 아니다. 그들이 달리는 이유는, 함께 달릴 수 있기에, 그리고 달리고 있는 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달리고 싶다. 그들 처럼...


+ 참고 : 위키디피아 - 하코네 에키텐 (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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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ella★ 트랙백 1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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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unjena.com/ BlogIcon Hee 2008/02/22 22:04

    맞아요. 저도 이 책 보고 달리고 싶다 라고 느꼈었죠 ㅎㅎ
    10명의 캐릭터 모두 애정이 가요~
    정말 괜찮았던 책이에요 'ㅡ'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8/02/26 09:04

      네~ 괜찮았던 책이예요
      근데 HEE님 글에다 트랙백 하려고 했더니 안된다고 나오네요 ㅠ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lonelysunday.tistory.com/ BlogIcon 달빛 그림자 2008/02/22 22:59

    '가슴 뛰는 청춘 소설'이라는 표현에 저도 괜시리 끌리는데요 ^^;;;
    주요 등장 인물이 여러 명인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니까
    저도 서점 가면 한 번 읽어봐야겠는걸요.
    책 소개 감사합니다 ^_^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8/02/26 09:05

      네~ 한번 읽어보세요 근데 두권이라 양이 좀 많아요. 이렇게 가슴뛰는 소설 오랜만이었어요~ 등장인물이 여러명이라 처음엔 정신없었는데, 보다 보니 적응되서 "어~ 누구 야이가기 안나오네" 이렇게 보고 있었어요~

  3. addr | edit/del | reply 이강현 2008/02/23 23:01

    이런 걸 원했다. 빌려죠~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goldsoul.tistory.com BlogIcon GoldSoul 2008/02/27 21:10

    와. Capella님- 알라딘, 이주의 TTB리뷰에 뽑히셨네요. 알라딘에서 들어와봤는데, 어디서 많이 봤던 블로그같은 거예요. Capella님이셨어. 헤헤 :D 축하드려요. 저도 읽어싶어졌어요. 도서관에 있는지 내일 가봐야겠어요.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8/02/28 00:56

      우와~~ 이 댓글 보고 처음알았어요~ 좋은 소식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dembyo.com BlogIcon 뎀뵤 2008/02/28 08:08

    홍홍. 읽어봐야겠어요. 땡겨요. 땡겨. ㅎㅎㅎ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8/04/13 14:50

      읽어보세요 추천 추천 >.< (이 댓글을 이제야 보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