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8점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필그레이 님 리뷰 보고 "읽고 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페이퍼 준비하러 도서관에 갔다가 읽으라는 과학사 책은 안 읽고 이 책 찾아서 후루룩 다 읽었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니 참 도발적인 제목인데 사실은 그냥 부제 처럼 '13세기 에서 21세기 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이다. 정확히 말하면 '여성의 독서의 역사' 랄까.

 책 읽는 여자를 그린 그림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어느 페이지의 그림을 보아도 책과 여자가 나와있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그림의 해설과 이야기를 읽다 보니 어느새 끝 -

 자, 그럼 책 읽는 여자는 왜 위험할까. 여러가지 의미로. 우선 옛날에 독서는 모두가 할 수 있은 것이 아니었고, 비 도덕적이고 위험한 것으로 취급 받았으니까. 독서가 조금 더 확산된 후에도 책 읽는 여자는 자신만의 공간을 획득하고, 독립적인 자존심을 얻게 되었으니까. 또 고독한 고립행위를 즐기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위험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의 시선에서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라고 규정 받는것은 어쩐지 약간 미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책 읽는 여자는 많은데, 책 쓰는 여자는 없다거나 추천의 말을 쓴 엘케 하이덴라이히의 글 첫 머리에 "독서의 역사에서 여자는 종이에 적힌 단어의 그물 속으로 날아 들어온 작은 파리에 불과했다. 그들은 구경꾼이었다." 라는 두브라브카 우그레시치의 말을 보면서 '앗!' 이라고 느끼는 그런 기분.

 여튼, 이 책 안에는 또 독서에 대한 멋진 말이 가득하다. '독서는 자유로운 꿈'(장 폴 사트트르) 라던가, '독서는 유쾌한 고립 행위' 라던가,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참 멋진 일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리고 독서 태도. 필그레이님도 말씀하셨지만, 정말 독서 태도가 다 다르다. 그리고 책 보고 있는 표정도 다 다르다. 어떤 여자는 온건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어떤 여자는 편지를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여자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골돌히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독서 태도도 누워서 읽는 사람, 앉아서 읽는 사람, 두 손으로 읽는 사람, 한 손으로 읽는 사람 다양하다. 나의 독서 태도는 도서관에서 읽는 것을 제일 좋아하고, 그것도 바람이 살랑 살랑 부는 창가 자리에서. 집에오면 침대나 쇼파에서 뒹굴면서 읽는다. (그러다 잠이 들기도 한다.) 일요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머리맡에 있는 책을 집어 끝날 때 까지 다 보고 일어나는 것도 좋아한다.

 아무튼 읽으라는 갈릴레오 책은 안 읽고 읽은 책인데, 많은 그림과 독서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점에서 만족.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금방 훝고 지나가는 점?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약간 불편한 시선. 그리고 가끔 어떤 그림들은 설명이 먼저 나오고 그림이 뒤에 있어서 넘겨서 그림 먼저 봐야 해서 불편했다.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한 독서에 만족 - 만족

 아래는 마음에 들었던 그림 몇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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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침대에서 보내는 오후 / 팔머, 1882년


 이런 독서가 부럽다. 자연과 함께 하는 독서. 뜰에 그물 침대를 걸어놓고 책과 함께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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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인 / 피터 얀센스 옐링가, 1868-70년.


 아마 여주인이 나간 사이 열심히 책을 읽는 그녀는 (그녀의 손에 들린건 당시의 베스트 셀러 란다) 독서의 몰입을 보여준다. 관객에게 등을 돌리고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녀. 그림속의 따뜻한 햇살과 그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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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처녀 / 프란츠 아이블, 1850년.


 이 여자는 어떤 책을 읽고 있을까? 아마 보기만 해도 두근 두근 거리는 책을 읽고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저렇게 한 손을 가슴에 대고 있는지도 모른다. 독서하는 표정과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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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파두르 후작 부인 / Francois Boucher, 1756년


 이 그림은 사실 책 보다는 퐁파두르 후작 부인이 마음에 들어서. 사치, 즐거운 취미, 즐거움이 넘쳐 보이는 그녀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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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ella★ 트랙백 1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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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grey-chic.tistory.com BlogIcon 필그레이 2008/06/18 11:00

    드디어 읽으셨군요.^^ 저보다 상세한 후기 넘 잘 읽고가요^_^ 그러게요.약간 눈에 거슬리는 표현들이 있긴했는데 나름 만족한 독서였어요.흐흐- 그림 올리신 것도 참 맘에 들었어요.특히 자연과 함께하는 독서 최고^^ 확실히 깊이를 바란다기보단 슬렁슬렁 읽기 좋은 책인듯해요.^^;트랙백 쏘아요.^^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8/06/18 13:11

      하하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어요 ^-^ 그림 찾느냐 좀 고생을 ;; 근데 찾을때 재밌떤데요 이 작가의 다른 그림들도 같이 볼 수 있어서요 - 자연속에 독서 좋지요 - 여름인데 바다를 보면서 독서 하고 싶어요!저도 트랙백 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castello.tistory.com BlogIcon castello 2008/06/18 23:18

    아하하, 맞아요. 책 읽는 여자 그림이 이렇게 많았던가 싶었어요. 모아놓으니 진짜 꽤 많지 말이에요. 아, 마담 뽕빠두르의 독서. 진자 즐거운 취미, 즐거운 사치였죠. 배경에 그려진 백과사전도 부러웠어요. 트랜드세터에다, 빼어난 감식가에다, 디자이너에다, 독서광... 참 부러운 캐릭터에요. 말로는 비참했지만요.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8/06/19 01:23

      모아놓으니까 정말 많아요. 인터넷에서 그림 찾다가 몇 개 더 발견했는데, 신기했어요! 이제 앞으로 그림 보다가 책 든 여자 그림 보면 이 책이 생각날 것 같아요! 뽕빠두르 부인 정말 멋있지만, 비참했지요. 흠 방학때 프랑스 역사좀 봐보려고요. 과학사하면서 쬐금씩 봤는데 흥미로워서 제대로 한번 보고싶어요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he-devil.pe.kr BlogIcon she-devil 2008/06/23 00:25

    저도 참 만족스럽게 봤던 책이예요
    맘에드는 그림이 많았던 ^_^)/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8/06/24 11:58

      네! 책읽는 모습의 그림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