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무엇보다 내가 경계하는 건, 감정의 동요다. 누군가의 작은 말 한마디에, 쉽게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잡기가 힘들어 감정의 동요를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받아들여야겠다. 故 장영희 교수님이 별세하셨다는 기사를 보곤 마음이 아프고 자꾸 눈물이 난다.

  내가 그 분의 글을 처음 본 것은 아마 중학교 영어교과서에서 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알게 된 것이고, 처음으로 글을 보고 감동받은 것은 조선일보에 연재되던 칼럼에서였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바쁜 와중에도 신문은 꼭 챙겨보았고, 가장 기다리고 즐겁게 보던 칼럼이 장영희 선생님의 칼럼이었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읽기만 해도 기분 좋고, 희망이 솟는 그런 글들이었다. 그냥 대학교 교수님인줄 알았는데, 몸이 불편하시고, 투병생활을 하시고 계시다는 걸 알았을 때,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힘든 삶을 사시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아름다운 글들을 쓰시다니, 라고 마음 속에 존경의 마음이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에 서점에서 우연히 본 '내 생애 단 한번'과 '문학의 숲을 거닐다' 이 책 두권으로 난 그분의 팬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내 책장에 다소곳이 꼽혀있는 이 책들, 너무 좋아서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또 좋은 책, '생일'과 '축복', 어렵게만 느꼈던 영시가, 문학이 즐겁게 다가왔고, 힘들게만 보였던 인생에서 하나의 기쁨과 만족을 찾을 수 있었다. 읽고있으면 마음이 너무 따뜻해져서 어쩔 수 없었던 그 기억들 ... 나와 그분은 단지 책을 통해서 만났을 뿐인데 책을 통해 받은 감동들이 너무 강렬해서, 어느새 나를 지도해주신 선생님이나 교수님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제 다시 그런 글들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완쾌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랬는데 너무 일찍 떠나버리셔서 마음이 아프다.

  제목을 지으면서 고민했다. 평범하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고 써야할까, 아니면 추억이라고 써야할까. 하지만 만약 내가 그분께 메세지를 전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글 하나로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선생님의 글에서 나는 희망과 사랑과 열정을 보았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이 책들이 내 곁에 있는 한, 다시 보면서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내 마음을 블로그에 고의 담았으니 이젠 평정을 되찾아야겠다. 유작이 된 새로운 에세이집이 나왔다는데 어서 구입해야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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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ella★ 트랙백 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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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liveis.tistory.com BlogIcon 산다는건 2009/05/11 20:56

    카펠라님께는 꽤 소중한 분이셨군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castello.tistory.com BlogIcon 까스뗄로 2009/05/15 11:51

    암투병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가실 줄 몰라서 놀랐었어요. 고통 없는 곳에 가셔서 편히 쉬시길...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과제 때문에 마지못해 읽어야 했는데 읽다 흠뻑 빠졌던 기억이 나요. 유작은 천천히 아껴 읽을까봐요. 지금은 제가 감수성이 너무 경박해져 있어서요.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acidrhyme.tistory.com BlogIcon 혜아룜 2009/05/15 13:24

    암투병 예전부터 함암치료도 여러번 하셨다고 들었는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랐어요. 잘 견뎌내시고 더 오래 곁에 있으실 줄 알았는데 말이예요. 아마, 좋은 곳으로 가셔서 카펠라님과 같이 자신을 좋아해주셨던 분들 마음을 다 느끼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요. 오래만에 다시 선생님 작품 꺼내서 읽어보아야겠네요.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designsen.net BlogIcon 센~ 2009/05/15 15:26

    그분은 참 행복하실 거 같아요..이렇게 생각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말이에요.

  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hower0420.tistory.com/ BlogIcon 소나기 2009/05/15 23:02

    편히 쉬시길~
    그 분은 참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자기 글을 보고 자기에게 매료되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이렇게 있다는 게..^^

  6.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 upp.kr BlogIcon 태현 2009/05/27 09:05

    안녕하세요? 티스토리 이용하고 싶은데.. 가입방법이 없네요..
    초대권좀 받고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꼭 좀 부탁드릴게요.

    m0551@paran.com

  7. addr | edit/del | reply 래군이 2009/05/28 01:54

    요즘 이 분 책이 베스트셀러더라구요... 저도 사볼까 했는데 지금 집에 아직 다 못읽은 책이 산더미라... 카펠라 님 글을 보니 어서 다 읽고 이 분 책도 읽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이 되어서야 책에 관심을 좀 갖게 되어... 분발해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