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플라이트 (A Happy Flight, 2008)

코미디, 드라마 | 2009.07.16 | 102분 | 일본
감독 야구치 시노부 

  드라마, 영화의 배경에서 특별히 선호하는 곳이 있는데 그건 '병원'이랑 '공항'이다. '아 ~ 징그러', '의대 안가길 잘했다~', '아~ 어딘가 아픈거같아 (특히 하우스 볼 때)' 라고 중얼거리면서도 의학드라마를 보고, 공항이 배경이고 스튜어디스, 파일럿이 주인공이라도 되는 드라마, 영화는 신나서 찾아본다. 비행이 주제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생각은 주로 '여행가고 싶다'랑 '스튜어디스들 힘들겠구나'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는 두 생각이 달라졌다. '공항 가고싶다'와 '비행기 한 대를 띄우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아까 집에 들어오면서 생각한건데 이 두 배경을 좋아하는 이유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다가갈 수 없는 프로페셔널의 세계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병원에 아무리 가도 의사가 아닌 이상 의사들의 세계를 알 수 없으며, 비행기를 아무리 타도 스튜어디스나 파일럿의 세계를 알 수 없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 법정 드라마가 있지만 그건 왠지 거부감 들고, 학교, 회사를 배경으로 한 것은 너무 접근성이 뛰어나서 환상이 없다.

  서론이 길었다. 아무튼 연일 비오는 날씨 + 무기력한 여름날에 야구치 시노부의 영화 + 거기에 무려 비행이 주제 + 그리고 아야세 하루카 이 영화를 볼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리고 결과는 대 만족! 역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전작인 '스윙 걸즈'도 '워터 보이즈'도 내가 본 일본 영화들 중에 베스트로 뽑을 만한 작품이었지.

  영화는 위에서 실컷 말한것 처럼 '공항' 이 배경이다. 포스터를 보아하니 스튜어디스 같아 보이는 아야세 하루카와 파일럿 같아 보이는 다나베 세이이치가 주인공 일것 같은데, 사실은 공항에 있는 모두가 주인공이다. 퇴직을 고민하는 지상 승무원, 어리버리한 신입 승무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비행기를 정비하는 정비공, 지상 승무원을 담당하는 매니저, 날씨를 체크하는 사람, 스케줄링 하는 사람, 관제탑에 있는 사람 심지어 새를 쫒는 사람 까지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아, 그리고 승객도. '와! 날아간다!' 라고 생각만 했던 비행기를, '아~ 왜 정시에 안 출발하는거야!' 라고 짜증냈던 비행이 사실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니 내심 놀랐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웃음이 우러나오는 작은 에피소드 들을 보면서 너무 재미있게 영화를 보았다. 어떤 기사에서 보니 이 영화, 세트가 아니라 실제 비행기 내부에서 찍었다고 했다. 그 기사에서는 그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영상을 만들었는지 눈여겨 보라고 했는데, 과연 그랬다. 정말 내가 비행기에 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격납고나 상황판 같은 곳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등 실제로는 보기 힘든 장소들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에서 얘기한 것 처럼 여러 캐릭터가 나오기 때문에 사실 아야세 하루카를 주인공으로 말하긴 뭐하다. 그래도 어리버리한 신입 스튜어디스로써 역할에 충실한다. 아야세 하루카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랑 '백야행'에서 엄청 우울한 여주인공으로 나왔는데, 그 떈 그게 어울리나보다, 생각했는데 '호타루의 빛' 이후로 확 바뀐 이 캐릭터를 보면 이 쪽이 더 잘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다.

  어떤 포스터와 함께 포스팅을 할까 고민하다가 한국판 포스터로 하려고 했는데, 카피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냥 일본판으로 올린다. 한국판에는 '추락하는 비행기에도 웃음은 있다?!' 라고 써있는데, 글쎄, 이 비행기는 추락하지 않고 그냥 회항하는 비행기이다. 그리고 웃음은 비행기 안에서 보다 그냥 비행기를 둘러싼 모든 부분에서 나온다. 그래서 오히려 일본판 포스터에 있는 카피 '비행기, 날립니다'가 오히려 와닿는다. 비행기를 날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아웅, 비행기 탄지 고작 한달 지났는데 또 비행기 타보고 싶다. 다음에 공항 가서 지상 승무원을 보면, 비행기가 날기 전에 밑에서 손 흔드는 정비공들을 보면, 그리고 관제탑을 보면 이 영화가 생각날 것 같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행기를 날려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생각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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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ella★ 트랙백 3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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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kkommy.com BlogIcon 꼬미 2009/07/16 08:56

    후후~ 저도 이거 봤는데, 처음엔 이게 뭐야 하다가 점점 커지는 일들이.. ㅋㅋㅋㅋ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09/07/16 12:42

      맞아요 처음엔 진짜 아무것도 아닌거 같은데 점점 문제가 심각해져요 그것도 다각적으로 ㅎㅎㅎ 어느새 빠져들어버려요 하하하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hower0420.tistory.com BlogIcon 소나기 2009/07/16 17:30

    스윙걸즈 저도 재미있게 봤었지요.^^
    저는 음악영화를 좋아해서 일본 음악 영화도 몇개 봤었는데 그중에 태양의 노래도 좋던데요.
    스토리는 약간 진부하긴 하지만 노래 잘부르더라구요.ㅎㅎ

    공항..이라 한번 챙겨봐야겠습니다.ㅎ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adios 2009/07/16 20:05

    오.. 그녀가 나오는 영화군요... 요거이 코믹하다 그러던데...
    재미있겠는데요 ㅎㅎ
    비행기 출발하면 손흔들어주는 정비공들 모습보면.. 왠지 비행기 타는게 안심이 되던데요... 잘 점검해주셨겠지 하면서 ㅋㅋ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jush.tistory.com/ BlogIcon jush 2009/07/18 09:49

    왠지 가슴이 따듯해질듯한 영화네요.
    수입영화들을 보면 해석을 잘못하거나 의역이 부족해서 아니면 너무 자극적이거나 상업적별질로 안타까운 부분이 많으거 같아요.
    추락하는 비행기에도 웃음이 있다. 생각만 해도 섬뜩한데요 ㅎㅎ
    마치 정신병자들이 탄 비행기가 생각이 나서 혼자 피식했네요.
    찾아서 봐야겠네요 ㅋㅋ

  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ww.kimchi39.com BlogIcon 김치군 2009/07/20 13:01

    이거이거이거!!!

    왠지 떙기는데요.. 저도 여행, 비행기, 뭐 그런것들에 관련된 영화면 다 좋아합니다. 해외만 나오면 다 좋아해서.. 사실, 영화는 다 좋아합니다.

    아니, 두서가 없어졌네요. (-_- )

  6.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catlove.tistory.com BlogIcon 앨리순 2009/07/20 13:27

    ㅋㅋㅋㅋ 아야세 하루카를 좋아해서 보았는데 넘 잼났어여!!! 영화 곳곳에 있는 빵빵 터지면 웃었어요 ^ㅅ^ ~
    그러다가 자기일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랄까..그런 모습도 보기 좋았구요. 특히 티켓팅하는 언니 2명 그 두 사람이 너무 좋았다는 ㅎㅎ

  7.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liveis.tistory.com BlogIcon 산다는건 2009/07/20 17:23

    역시 감독의 전작들과 비슷한 성격의 영화인 건가요....어느 정도 잔재미는 보장해 줄 듯!

  8.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grey-chic.tistory.com/ BlogIcon 필그레이 2009/07/20 20:36

    저도 그랬어요.괜히 제시간 안지킨다고 투덜대곤했는데 뭐든 쉬운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ㅡㅜ 속속들이 알고보면 이해못할것도 없다더니.정말.그쵸.^^
    이런 소소한 재미를 주는 영화가 있어 정말 좋아요.특히 한여름엔말예요.내일도 비올건가봐요.아흥.ㅜㅠ

  9.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pavarottisy.tistory.com BlogIcon 미르-pavarotti 2009/07/20 20:40

    장마는 좋아하는데 끕끕함에 짜증이 많이 나네요..
    불쾌지수 높은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

  10.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intogroove.tistory.com BlogIcon 인생의별 2009/07/22 00:47

    전 이 영화보고 며칠 안 지나서 일본을 가게 됐는데, 자꾸만 비행기 조종실에 다나베 세이치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계속 피식하고 웃었답니다ㅋ (그런데 아야세 하루카 같은 스튜어디스는 안타깝게도 없더군요ㅠㅠ)

  1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moongsiri.tistory.com BlogIcon 딸기뿡이 2009/07/31 01:00

    영화와 완전 담을 쌓고 살았더니 밀린 영화가 너무 많다. 그래서 왜 이런 거 있지?
    첫 영화 스타트는 뭘로 해줄까 이런 거. 진지한 영화보단 일단 유쾌한 걸 보자 싶었는데~
    오호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