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백 - ![]()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비채 |
평소 같으면 수요일 이맘때쯤, 목요일 수업을 준비하며 정신없이 리딩과제들을 읽고있어야 할텐데, 오늘은 침대에서 느긋하게 추리소설을 다 읽고 느린느릿 일어나 컴퓨터에 앉았다. 오늘 읽은 추리소설은 친구에게 추천받은 <고백>. 2009년 일본서점대상을 받은 작품인데,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일본서점대상 받은 작품들이 내 취향이랑 좀 맞는 듯. 1회부터 수상작 목록을 보니 거의 다 재미있게 읽은 것이거나, 읽고싶었던 것이었다.
한 중학교에서 그 학교 여교사인 유코의 4살 딸이 익사체로 발견되었다. 사고사로 처리된 이 사건. 하지만 종업식날 유코는 반 아이들에게 "이 사건은 살인사건이며 범인은 우리반에 있다"라며 소년 A와 소년 B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복수를 한다고 한다. 이게 사건의 시작. 유코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이 첫장의 팽팽한 긴장감은 유코의 독백으로 끝나는 마지막 장 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사이엔 소년들, 그 소년의 가족들, 급우들의 독백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사건의 모든 전말을 다 알게 되었을 때, 충격적인 결말로 끝이 나버린다.
독백은, 그것도 돌아가면서 독백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기 힘든 장치이다. 하지만 <고백>에서는 이 독백을 사용함으로써 사건의 긴장감과 전개를 극대화했다. 같은 사건이라도 다양한 면이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들으면서 처음 알게된다. 아, 앞 장에서 이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인 것은 이런 마음에서였구나. 앞에 있던 미스테리가 풀리고, 하지만 새로운 미스테리가 등장하고. 또 다시 궁금해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책을 놓을 수가 없게되고, 결국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 버렸다. 정말 흡입력있는 이야기였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그 행동과 심리가 정말 치밀하게 묘사되어있었다. 앞의 행동이나 묘사된 모습을 봐서 어떤 행동을 하거나 생각을 한다는 것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중에 역자의 말과 저자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니 저자는 모든 인물들에 대한 이력서를 작성한다고 했다. 아마 캐릭터들을 살아있게 만드는 힘은 그 이력서에서 나왔나보다. 하나 하나의 캐릭터들이 모두 힘을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사건과 이야기는 더욱 빛을 바랬다.
어떤 추리소설을 읽으면, 내가 사건을 해결한 것 처럼 개운하고, 어떤 추리소설을 읽으면 사건 뒤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면서 슬프다. 이 소설은 무서웠다. 인간의 이기심이 무서웠고, 복수가 무서웠고, 갈망하는 애증이 무서웠다. 결국은 사람이 가장 무서웠다. 제재를 가한다는 핑계로 왕따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급우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들, 자신이 받지 못한 애정을 갈망하며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 까지 끝나지 않는 복수. 어디에도 용서와 사랑은 없었다. 그래서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무서웠다. 하지만 그러기에 슬프게도 이 소설은 흥미로웠다. 끝이 너무 궁금해, 쉬지 않고 끝까지 달려온 곳에는 무섭고도 슬픈 진실이 있었다.
': 느낌표 > : 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 / 김지영 (2) | 2009/12/30 |
|---|---|
| 식민지 지식인의 개화세상 유학기 / 김원극, 노정일, 박승철, 현상윤 지음 (6) | 2009/12/22 |
| 고백 / 미나토 가나에 (2) | 2009/11/11 |
|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 (6) | 2009/11/08 |
| 쿨 잇/ 비외른 롬보르 (8) | 2009/02/23 |
| 나의 아름다운 이웃 / 박완서 (16) | 2009/02/16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오 저도 일본 추리소설들 좋아해요. 대개 흡입력이 뛰어나서 재밌게 쉬지않고 볼수 있다는 것과
진부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들도 많고 그래서요 ㅎㅎ 혹시나 스포일러가 있을까 살살 훑어봤는데
흡입력이 뛰어나다는것과 무섭고도 슬픈진실이 있다는말이 확 잡아끄는데요 ㅎㅎ 예스24 장바구니에 담아둬야겠군요 ㅎㅎ
오! 저도 비슷한 이유로 좋아해요. 다양한 장르와 야이기들이 있고 흡입력도 뛰어나고 ~ 그래서 좋아요 ㅎㅎ 스포일러 가능하면 안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저 추리소설 읽을때 범인이고 트릭이고 잘 몰라서 맨날 '오!!!!' 이러면서 읽어서 더 재밌는거 같아요;;; 하하하;; 이거 재미있으요 지금까지 보던거와 좀 다른거같아요. ezina님도 추천할만한 것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