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 10점
안도 다다오 지음, 이규원 옮김, 김광현 감수/안그라픽스

  몇 주전에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야기를 보았다. '안도 다다오'라는 이름에 확 끌려서 학교 도서관에 찾아보니 대출중. 예약하려고 보니 3순위인가 4순위. 하지만 바쁘니까 언제 봐도 상관없다는 심정으로 예약 버튼을 눌렀는데, 의외로 빨리 돌아왔다. 예약도서 들어왔으니까 빨리 가져가라는 도서관의 문자를 보고 가보니 이 책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에도 몇 번 썼는데, 현대 건축에 대한 로망이라던가 그런 것이 있다. 그래서 멋진 건축물이 있다는 것을 보면 직접 보고싶고, 여행이라도 가게 되면 멋진 건축물에 꼭 들러보려고 한다. 그 로망 속에 안도 다다오도 있다. 언제부터 안도 다다오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는 기억 안나는데, 책으로만 보던 그의 작품들을 3년 전쯤에 오모테산도 힐즈에 가서 직접 보았을 때에는 조금 놀랐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의 건축물을 모두 찾아 떠나는 건축기행을 해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실제로 작년에 오사카에 갈 뻔 했을때 '빛의 교회'며 '히메지 문학관'등 칸사이 지방에 있는 곳에 가보려고 했으나, 신종플루 대란으로 인해 도쿄로 가게되면서 포기하게 된 일도 있었다. 

작년 여름, @ 오모테산도 힐즈


  내가 그의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 그의 작품은 독특하니까 막연하게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 책을 읽고나서 그의 작품 안에는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일본 근현대사를 조금이나마 보면서 알게 되었던 것들 전후 사회상, 경제성장, 고도화시대, 버블경제, 고베 대지진 그리고 현대까지의 모습이 안도 다다오의 인생에 녹아있었다. 복잡한 시대를 거치면서 그는 건축이란 이름으로 사회의 불합리함에 저항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그의 작품에 표현되었다. 자연, 공동체, 어린이, 도시화, 경제성장과 같은 테마 속에서 그의 작품에 자신의 철학을 담아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꿋꿋히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왔다. 갑자기 복싱을 그만두고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해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다니. 여간한 고집과 신념으로는 되지 않을 일이었다. 책 속의 그는 자신의 신념을 믿으며 강한 목소리로 인생과 건축에 대해 이야기 했다. 문체 속에서도, 책 속의 작품 사진 속에서도 그의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의 작품들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연과의 조화이다. 빛을 건물 안으로 들여와 십자가를 만들고, 해가 지면 폐관하는 미술관을 만들고, 절에는 연못을 만들어 연꽃을 띄우고, 집안에는 정원을 끌어들이고, 건물 안에는 개울을 들여오고, 교회는 물과 조화를 이루고, 공동주택은 산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노출 콘크리트라는 비자연적인 물질을 이용해서 신기하게도 조화를 이루어냈다.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항상 궁금했는데, 이제 알았다. 자유로운 사용. 그리고 사용하는 콘크리트도 대충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최상의 조합을 알아낼 때까지 연구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 장소 그 시대가 아니면 불가능한 건축.' 그가 추구하는 건축의 모습이다. 그래서 그는 하나의 건축물을 세우기 위해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을 고려하고, 자연을 고려한다. 하나 하나의 작품은 그의 신념과 의지, 자연에 대한, 현재의 삶에 대한 생각을 담은 결정체였다. 그 동안 건축의 아름다움의 '미학'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다. '철학'이고 '사회학'이었다.

  다음에 일본에 가면 (왠지 잘 모르겠는데 또 갈 것같은 기분이 든다. 사는 동안 또 가겠지 뭐.) 꼭 안도 다다오의 작품들을 방문해봐야지. 아, 제주도에도 있다던데 그 곳도 가보고 싶다. 그 땐 그의 작품들 앞에서 이 책을 다시 읽어야지. 그럼 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 official site: http://www.tadao-ando.com/ 근데 작품 사진이 없다. 위키에 보면 여러 작품 사진을 볼 수 있다.
+ 록본기 미드타운에 있는 21_21 Design Sight. 작년에 미드타운 갔을 때 왜 안갔을까. ㅠ.ㅠ 그러고 보니 올해 2월에도 도쿄 다녀왔는데, 있는지 몰라서. ㅠ.ㅠ 다음엔 꼭 가야지! 현재로써는 제일 가보고 싶은 곳. (안에 전시도 좋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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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apella★ 트랙백 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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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acidrhyme.tistory.com BlogIcon 혜아룜 2010/05/21 00:34

    도시 공간 키워드로 책을 읽다보니까 건축 쪽에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몇몇 건축가를 찍어(!)두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안도 다다오였어요. 건축물들 다 괜찮더라고요. 멋있고 현대적이기도 하고. 제주도에도 있나요? 신기하여라. 가깝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어요. 카펠라님께서 말씀하셨던 건축 기행도 멋있어요. 주제가 있는 여행 흐흐 어떤 책은 유럽 ‘묘지’ 기행이 주제더라고요. 다른 한 분은 과학자들의 자취를 찾아서 유럽으로 떠나셨다던 이야기가! 멘델이 콩을 키웠던 텃밭을 보면서 열광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저도 웃었어요. 가고파라!

    • addr | edit/del Favicon of http://capella.pe.kr BlogIcon Capella★ 2010/06/06 11:51

      찍어두신 다른 건축가는 누구신가요? 궁금해요~~ 제주도에도 있단 걸 저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블로그에 다녀오신 분들 사진 찾아봤는데 정말 이국적인 분위기고 멋있더라구요. 가보고싶어요~~ 유럽 묘지 기행이요? 오~ 멋지긴 한데 해보고싶진 않아요;; 저는 작은박물관 기행인가 이런걸 봤는데, 이것도 멋지더라구요. 저도 유럽가서 갈릴레오의 손가락 이런거 보고싶어요. 멘델의 텃밭도요 ㅎㅎ 항상 생각하지만 유럽은 과학사가 자국 역사 안에서 자란것이라 그런것이 부럽기도 하고, 왜 그럴까라는 생각도 (옛날에는 하고 지금은 안) 하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