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 진짜 많은데 ... 가끔 미쳤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컨디션도 안 좋고 .. 오늘이 바로 그런 날! 이런 날은 기분전환이라도 해야지, 라면서 영화나 소설을 찾아본다. 이런 때 주로 보는 소설은 추리소설 혹은 달달한 연애 이야기.
옛날에는 때를 놓쳐서 보지 못한 영화는 따로 적어놓고 보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럴 여유도 없다. 요즘 상영관에서 무슨 영화가 하는줄 모르니까 ... 그래서 그냥 포털 사이트 영화검색가서 적당히 검색범위 설정하고 평점순으로 어떤 영화가 있나 보다가, 마음에 드는걸 찾아본다. 오늘 딱 걸린것은 바로 이 '미래를 걷는 소녀'. 첫사랑에 시차적응이라니, 뭔가 유치한 멘트지만 왠지 끌려서 보기로 했다.
2008년에 살고있는 미호는 웜홀에 핸드폰을 떨어뜨렸고, 1912년에 살고있는 토키지로우는 우연히 그것을 주었다. 그리고 달이 뜨는 날,람은 통화할 수 있게 되었다. 우연히도 비슷한 또래, 비슷한 목표, 비슷한 환경에서 고민하던 두 사람은 백년의 시간을 건너 이야기하면서 위로받고, 서로 좋아한다는 이야기이다. 아! 풋풋해!
전화기나 편지나, 시간을 이어준다는 설정은 이전에도 많이 봤으니까, 새롭지는 않은데 100년이라는 시간, 첫사랑이라는 풋풋함, 소설이라는 매개체가 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해주었다. 토키지로우 역을 맡은 사노 카즈마는 어쩐지 내스타일이어서 앞으로도 주시하겠다. 카호는 뭐, 예쁘고 한데 난 여자는 신경 안 쓴다. 100년전에도 있고, 지금도 있는 거리를, 가게를 찾아나서는 데이트 장면이 참 인상적이다. 다른 시간, 같은 공간 그들의 사랑은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감싸안으면서 서로에게 힘이 된다. "노력은 꿈을 운반해온다" 라면서 말이다.
내 논문의 배경은 1920-1930년대 식민지 조선이다. 그래서 사료들 속에 나오는 옛날 이야기들을 보면서 타임머신을 꿈꿨다. 특히 잡지에 나와있는 달랑 네자리의 전화번호를 보면서 한 번 통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글쎄, 아마 내가 전화하면 토키지로우 같은 엘리트 꽃미남 보다는 과학관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받을 확률이 높다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 100년전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살고있었는지 생각해보는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 이 영화는 그런 상상을 조금이나마 시각적으로 보여줘서 좋았다. 영화 속에 나온 곳 중에 히비야 공원에 '마츠모토로'라는 카레집이 있단다. since 1903. 그래서 1912년의 토키지로우도, 2008년의 미호도 같은 맛을 볼 수 있는 곳.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고 싶다.
"시간은 떨어져있지만, 너의 마음은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 멘트를 저 풋풋한 것들이 하니까 덜 닭살돋았다. 아, 오늘도 부럽다 연애하는것들.
아 왠지 흥미진진해보이는 영화닷.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뭐, 이런 영화 되게 진부하게 멜로로 만드는데..... 이런 건 좀 유쾌하게 만들 필요가 있단 말이지. 개성있게! 일본 영화에 '판타지'가 있으면 아오 독특하고 재밌겠네 생각부터 드니까, 오키오키, 나도 기분전환할 때 얘를 보겠음!
백만년만에 홍대에 갔다. 그것도 혼자. 사실 과외집이 상암동이라서 일찍가면 주로 월드컵경기장에서 혼자 놀고있는데, 이 날은 날씨가 너무 좋고, 맛있는 것이 먹고싶어서 홍대로 갔다. 라멘이 먹고싶었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그런지(3시 반 정도) 점심영업을 끝낸 집도 많고 해서 아이팟 윙버스로 이것저것 보다가 돈부리집 <오자와>에 가기로 했다.
오야코동을 먹을까, 가츠동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에비가츠동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돈부리라서 다른 돈부리는 어땟는지 맛이 잘 기억이 안나서 비교하긴 힘들지만, 맛있었다. 새우도 적당히 잘 튀겨지고 계란과도 잘 어우러지고 ... 맛있었다.
또 시간이 남아서 어디가서 다음주 리딩이나 읽을까해서 카페를 찾다가, 이왕이면 6호선 한번에 타게 상수역이나 합정역쪽으로 가볼까, 하고 걷다가 합정역 카페골목을 발견했다. 정확히 말하면 카페골목을 발견했는데, 알고보니까 합정역 근처였다. (합정역에서 나오면 5번출구). 여러 카페가 있어서 마음에드는 카페를 찾아 왔다 갔다 하다가 <그앞>이라는 카페가 마음에 들어서 들어갔다.
아기자기한 소품들, 편안한 음악 시원하고 맛있는 유자에이드. 옆자리의 담배연기가 조금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오랜만에 나들이 ㅠ.ㅠ 원래 음료수만 마시고 나오려고 했는데, 검색해보니까 치즈케익이 맛있다고 해서 시켜봤더니, 정말 달고 진한 치즈케익이었다.
맛있게 먹고 카페골목을 구경하면서 합정역으로 나와 조금 걸어볼까, 하고 걷는데 왠지 걸어서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과외집까지 걸어서갔다. 의외로 별로 안 걸리더라. 한 30분? 다음에 또 과외 일찍가면 갈아탈 때 합정역에서 내려서 카페골목에서 놀다가야겠다. 오랜만에 바깥공기가 너무 좋았다.
한국과 일본은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아서 너무 좋아요. 둘다 감성코드가 맞아서 그런가 ㅎㅎ 요즘 우든 스푼이랑 포크 사용하는 카페들이 많이 보이네요. 굉장히 좋아하긴 하는데 이 곳에서는 잘 쓰는 아이템이 아니라서 그런지 한국가면 꼭 사와야될 목록에 들어가 버렸네요. 애증의 우든스푼+포크 ㅠㅠ
북유럽에 있는 여러 나라들에 대한 이미지는 유럽 다른 나라에 비해서 불투명하다. 음, 스웨덴은 최근 린네로 굳어졌고, 노르웨이는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생각난다. 그래도 핀란드에 대한 이미지는 명확하다. 휘바휘바. 자일리톨. 노키아. 사우나. 산타클로스. 그리고 최근에는 교육과 디자인이 화제이다. 조금 더 알고 있는만큼 조금 더 궁금했다. 대체 어떤 나라일까.
이 책은 핀란드에 살고있는 저자가 핀란드의 디자인을 소개한 책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이런 예쁜 것들이 있어요'라고 소개하는게 아니다. 핀란드에서 자신의 삶, 그리고 친구들, 일상 그리고 이방인이 바라보는 핀란드의 문화를 담고 있었다. 이런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핀란드 사람들의 생활 속에 디자인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하면 인공적인 무언가가 떠오르는데, 책에서 본 핀란드의 디자인은 그런것이 아니었다. 자연을 살리고, 역사를 살리고, 사람을 존중하는 그런 디자인. 재활용을 해서 옷을 만들고, 소를 키우면서 동시에 소를 그리고, 예쁜 새들을 유리모형으로 다시 탄생시키고, 놀이터에선 안전을 생각하는 그런 디자인들. 읽는 동안 왠지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핀란드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요즘 디자인 수도라던가 하면서 디자인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자연을 생각하는, 인간을 생각하는 디자인을 하고 있는 걸까? 글쎄 잘 모르겠다. 지난 과거를 아스팔트로 덮고, 나무와 풀을 없애고 무언가 인공적인 것을, 그것도 기존의 것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걸 그 자리에 놓는 것이 디자인인가 하는 의문이 이 책을 보고 들었다. 공공 디자인을 할 때, 벤치 하나를 놓을 때도 깊이 생각하고, 주변의 조화를 보고 결정하는 핀란드의 공무원들과 오늘 본 '걷고싶은 거리'를 만든다며 급하게 파헤치던 모습이 중첩되어서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는 느낌? 새로운 시각이다. 핀란드에 대해서도, 디자인에 대해서도.
으음 전 자일리톨 생각이 나네요.
서울이야 이미 빌딩으로 가득찬데다가, 인구가 이렇게나 많으니 옛 모습 복원이야 요원하지만
적어도 새로 짓는 건물들은 한옥이나 초가집을 테마로 삼아서 지으면 좋겠어요.
제 꿈이 일단 아주 나이들어서 도시를 떠나기 전까지는 서울에서 한옥집 짓고 사는건데,
요게 만만치가 않네요 ㅋㅋㅋㅋ
핀란드의 영어 구사 능력은 전 세계 1위 아니더냐. 그래서 핀란드 교육열이 한창 붐에 오른 거 보고서 신기하긴 하더라.
우리는 공교육을 수 십년 받아도 절대 불가능한데 말이지..
지인이 이번 여름 휴가로 핀란드 가셔서 완전 부럽더라고. 핀란드는 마치 담배도 안 필 거 같은 이미지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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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재지만 그래도 재밌겠네요....
맞다...우리나라 시월애라는 영화도 어쩜 비슷한 소재?
그 영화는 3년차였던거 같은데 ㅋ
네~ 시월애랑 비슷한 것 같아요. 사실 시월애는 안봤지만~ 재미있었어요 ㅎㅎ 연애를 못한지 오래되서 이런 연애영화나 보면서 즐거워한다는 ㅠㅠ
카레 무지 좋아하는데 그 100년도 넘은 카레집 저도 꼭 가보고 싶네요. 음 어떤 맛일까? ㅎㅎ
만약 영화배경이 한국이었다면 그 둘의 데이트 장소는 어디였을까요?
아마 찾기 힘들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
음, 역사와 전통의 맛일까요? 저도 가보고싶어요 ㅎㅎ
blueprint님 말 듣고 생각나서 서울에 100년넘은 식당 찾아봤더니 종로의 설렁탕집!! 아마 한국에서 데이트했으면 설렁탕집갔을지도 몰라요 ㅎㅎ
설렁탕 국물에 깍두기는... 왠지 코메디 버젼이 될듯. ^^;
그래도 백년전통의 음식점이 아직 서울에 있다니 놀라운걸요? ^^
가끔은 이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화도 괜찮은 듯...
맞아요 괜찮아요 ㅎㅎ 일하시느냐 많이 바쁘신가봐요? 주말 잘보내세요!
아 왠지 흥미진진해보이는 영화닷.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뭐, 이런 영화 되게 진부하게 멜로로 만드는데..... 이런 건 좀 유쾌하게 만들 필요가 있단 말이지. 개성있게! 일본 영화에 '판타지'가 있으면 아오 독특하고 재밌겠네 생각부터 드니까, 오키오키, 나도 기분전환할 때 얘를 보겠음!
네~ 조금 슬프기도한데 그 과정은 유쾌했어요. 아무래도 고등학생 이런애들이 연애하는 얘기는 재미있어요 ㅎㅎ 뭔가 상콤한 느낌?! 추천추천 +_+
그 뭐였지 비슷한 제목의 애니가 있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요 ㅎㅎ
시간을 달리는 소녀~애니메이션이 생각나네요.
그 영화도 극장에서 보는데 넘넘 재미있더라구요.
저도 그 영화도 재미있게 봣어요! 시간여행은 항상 모두의 꿈인것 같아요 ㅎㅎ